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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사이버 일기장

2019 설 풍경

by LANA. 2019.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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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풍경 하나. 


오래된 이불 덮고 변치 않는 가족사랑을 떠올리는 감성 블로거.

무 무늬 이불 이게 할머니 댁에 있을 줄이야남동생 애착 이불이었는데옛날 생각도 나고..뜨끈한 마루 바닥에 누워서 인터스텔라를 봤는데, 몇년 전에 이해 안되던 과학적인 내용도 조금은 이해가 갔지만, 역시나'사랑의 힘! 우주의 근원적 감정!' 더 와닿았다. 과거, 현재, 미래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그렇다면 난 오늘은 어제와 내일처럼, 영원처럼 살아야겠다


 설 풍경 둘. 

자연인 우리 아빠 


아빠는 정말 쉴새 없이 일을 하는데, 걱정이 됐다. 쉬지도 않고 주말엔 시골와서 농장 가꾸고 '나는 자연인이다'를 정말 실천하고 있는 아빠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픈데 건강 때문!나뭇가지에 긁혀서 오른쪽 눈도 충혈 되어 있던데 맘이 아팠다. 확실히 올해가 작년보다, 작년이 재작년보다 기력이 조금씩 떨어지시는 것 같다. 저 트랙터 끌고 한 2시간 일하고 나서, 집에와서 점심 먹고 피곤해서 내리 3시간 넘게 주무신듯...일어나서 또 지붕 고친다고 사다리 타고 지붕 위로 올라가서 놀라고. 나사랑 전기 드릴 같은거 집어 드렸는데, 딸래미가 키가 커서 좋다면서 웃는 아빠...에휴... 자꾸 생각하면 울컥하기 때문에 어여 내인생 잘 살아서 효도하기로. 도로연수 받아서 장롱면허부터 어떻게 해서, 시골 내려가면 아빠 대신 운전대라도 잡아 드려야 겠어! 여튼 저 트랙터를 끌고 경사 50도 정도 되는 산을 누비면서 사과밭 뒤에 표고버섯도 하신다면서.. 재미있어 하는 아빠가 귀엽기까지 했는데, 그래도 난 걱정. 나무가 얼마나 무거운지 저 트랙터로 옮기고 굴러떨어진거 발로 밀어도 밀리지도 않더라. 다른거 안바라고 아빠가 담배만 끊으셨음 한다. 도라지 물을 끓여가면 그걸 마시고 담배를 피시니, 말은 해도 아예 안 들으려고 하시고.. 정말 보면서 속이 상하지 않을 수가 없다...올해 진지하게 편지라도 써보내 봐야겠다.



 설 풍경 셋


AP 사진전 굳 


AP 사진전에 다녀왔다. SKT 만원의 행복 할인이 뜨길래, 티켓에 스티커에 메모노트, 북마크도 깨알같이 챙겨 준다기에 냉큼 티켓을 사뒀다. 언니들은 별로랬지만, 난 감상하는 내내 좋았다. 사진이 주는 하나하나의 느낌이 좋았다. 사진들 중에 좋았던 것들을 꼽아 보자면, 아래 언니의 눈빛에 반해버렸다. 폭탄 처리반 장교의 얼굴인데, 결연하면서도 앞에 있는 것은 눈으로 이미 꿰뚫어 흩날려 버릴 만큼 고요하면서도 집중하고 차분하고 날카로운 저 표정이 좋았다. 보고 있으면 용기가 생기던 사진. 피하지 않고 결연하게 마주하자는 느낌으로. 자세한 감상평은 다른 포스팅으로. 사진 오래 보려고 많이도 찍어 왔으니까. :)

   폭탄 처리반의 눈빛. 처음에 우주인인줄 알았는데.. 여튼 나도 헬멧 쓰고 폭발물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침착하게 해체하며 살아가겠어.



 설 풍경 넷. 


공유 오빠 스멜~ 무료 전시치고 사진 찍기 좋고 커피도 준 가성비 갤러리. 카누 번창 하시오. 더블샷 에스프레소 집에 있는데 참 맛이 좋아. 

공유 오라버니의 향기(?)를 맡으러 카누 사진전에도 다녀왔다. AP 사진전 보고 나와서 산책하다가, 카누 갤러리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예약제인줄 알았으나 무료이고 2 10일까지! 들어가니 커피도 한잔 줘서 좋았다. 부끄러움 같은건 애저녁에 없고, 국가 공공재 오빠랑 한잔하며 찰칵. AP 사진전도 좋았지만 역시 상업적인 카누 갤러리가 비용 대비 만족이 더 좋았던 듯. 커피 볶은 소리인지 끓이는 소리인지를 사운드로 만든 공간도 있고, 구름 설치물이나 조명 그림 등으로 인스타 감성 사진 남길만한 곳인듯마지막엔 루프탑도 올라가서 불도 쬐고, 공유 오라버니 입간판이랑 신나게 사진도 찍어 왔다


이렇게 얼굴에 사과 붙일거면 뭐하러 사진 편집하나 싶다. 귀찮구나 ㅋㅋ


 설 풍경 다섯. 


그리고 AP 사진전에서 받아온 스티커로 노트북을 화려하게 장식해 봤다. 정말 구질~구질~한 아름다움이다. 질리기 전까지 봄이 오기 전까지 화려하게 써줘야겠어. 중간에 요즘 나의 최애 남준이 이니셜도 티 안나게 넣어보았다. 남준이 지금처럼 아름답게 자라나주렴. 누나가 힙합은 안 좋아하지만, 남준이는 참 좋아한단다. 

구질구질구질구질한 아름다움. 하루만에 질리게 생겼지만 2월까지는 떼지 않을거야. 좋아하는 사진들은 놋북 안에 또 붙임



 설 풍경 여섯. 


엄마가 대청소 하다가 갑자기 토끼 저금통 머리를...날리시는 것이었다. 놀라서 엄마 왜 애 머리를 자르냐고;;; 그랬더니 옛날 동전을 발견 했다면서...80년대, 70년대, 오오 60년대까지! 알아보니 미사용 동전이면 몇백만원도 받을 수 있지만 사용한건 2천원에서 4천원 정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 해애 적게 주조 된 동전이면 더 값을 많이 받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98년도는 외환위기 직후라 주조 단가가 비싼10원짜리를 8000개 밖에 못찍었고, 그게 그렇게 비싸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블로그 글을 보고 연도별로 500원, 100원, 50원, 10원 짜리 중에 비싼 년도를 골라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우리 집에는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ㅋㅋㅋㅋ 엄마는 얘들을 닦아서 나중에 가보로 물려 준다면서, 동전을 삶기도 하고 ㅋㅋㅋㅋ 삶아도 때가 안지니까 베이킹 소다 부어서 씻다가, 치약으로 닦기 까지 하심 ㅋㅋㅋㅋㅋ 손에 동전 때가 시퍼렇게 묻을 정도로 엄청 닦으셨는데, 돈 되는 애들 없다고 하니까 몇시간 버렸다면서 금새 시무룩 하심 ㅋㅋㅋㅋ 재밌으면 된거라고 엄마를 위로하고, 신나서 보물 찾기 하는 심정으로 재미나게 동전의 세계를 탐구 했다. 결국 돈되는건 하나도 없었지만, 은행에 안갖다 주고 좀 더 묵혀 두기로 했다. 아빠한테 동전 닦고 있다고 보고 하고 이거 안팔고 묵힐 거라고 했더니 '그래라' 세 글자 답문 오심 아빠는 무관심 ㅋㅋㅋㅋ 숙종때 상평통보를 집에 쟁여두던 상인, 자본가들처럼 우리집에서 지금 동전 전황을 몸소 실천 하고 있다 ㅋㅋㅋㅋㅋ

토끼 머릿속에 있던, 40년 넘은 10원 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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