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공부/책을 읽어요

마음사전

by LANA. 2012. 12. 13.
반응형
[마음사전]  

읽은 날? 2012. 12.3~ 12.7.

Y? 이십대 마무리는 책 좀 읽으면서 하려고. 분홍네 가서 가볍게 집어든 책. 마음, 기분, 감정에 대한 낱말들을 촘촘히 읽어주었다. 유쾌하고 싶고, 흠모/매혹되는거 보단 사랑하고 싶고, 솔직함보다 정직함에 지분 좀 두고 싶고, 시기말고 질투...하고 싶은데 못가진 것이 부럽지도 않고 요즘은 소소한 행복에 길들여 진 상태.ㅋ

 

-유쾌 상쾌 경쾌 통쾌

 

유쾌한 사람은 농담을 적절하게 잘 활용하며,

상쾌한 사람은 농담에 웃어줄 줄 알며,

경쾌한 사람은 농담을 멋지게 받아칠 줄 알며,

통쾌한 사람은 농담의 수위를 높일 줄 안다.

 

고민스럽고 복잡한 국면에서, 유쾌한 사람은 상황을 간단하게 요약할 줄 알며, 상쾌한 사람은 고민의 핵심을 알며, 경쾌한 사람은 고민을 휘발시킬 줄 알며, 통쾌한 사람은 고민을 역전시킬 줄 안다. 유쾌함에는 복잡함을 줄인 흔적이, 상쾌함에는 불순물을 줄인 흔적이, 경쾌함에는 무게를 줄인 흔적이, 통쾌함에는 앙금을 없앤 흔적이 남아 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유쾌해지고, 좋은 공간에 놓였을 때 상쾌해지며, 좋은 컨디션일 때 경쾌해지고, 지리한 장마처럼 오래 묵은 골칫거리들이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될 때 통쾌해진다. 나쁜 사람의 불행을 구경하며 우리는 유쾌하거나 상쾌하거나 경쾌해질 수는 없지만 통쾌해지기도 하는 걸 보면, 통쾌하다는 것의 쾌감이 위험한 수위에서 찰랑대는 감정임에는 틀림없다.

 

-존경 동경 흠모와 열광

존경

존경은 이미 겸허히 흔들고 있는 백기이며, 적어도 한 수 아래임을 여실히 깨닫고 엎드리는 의식과도 같다. 감히 엄두조차 나지 않는 선망. 그래서 감정 바깥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 그만큼 깨끗하고 단정하다.

 

동경

존경은 이성적인 이유들을 각주처럼 거느린다면, 동경은 각주가 없다. 근거라는 것이 언제나 막연하고 미약하다. 그렇기 때문에동경은 쉽게 이동한다. , 막막한 거리감이 늘 확보된다면 끝없이 붙박여 있을 수도 있다. 존경보다는 좀 더 복합적인 욕망이, 그리고 흠모보다는 좀 더 나른한 욕망이 개입되어 있다.

흠모

존경에 동경과 매혹이 재빠르게 섞여들 때가 흠모다. 흠모는 느리고 (대상과의 거리도) 멀기 때문에 동경과 비슷하지만, 흠모가 앓고 있는 상태라면 동경은 그렇지가 않다.

열광

존경에 열정이 화학작용을 일으킬 때는 열광이다. 흠모와 동경에 비하면 열광은 위험하다. 질주를 해야 하므로, 여러 차선을 넘나들며 앞지르기를 한다. 향후, 호감보다 질주에의 환희를 더 즐기게 되는 것도 열광의 위험한 요소다.

 

좋아하다

호감에 대한 일차적인 정서이면서도, 정확하게 분화하지 않은 상태를 뭉뚱그릴 때 쓰기 좋은 말이다. 사랑이라는 말을 쓰기가 꺼려질 때에 흔히 쓰며, 존경/흠모/신뢰/매혹에도 귀속시키기 미흡한 지점에서 우리가 쓰는 말.

 

옹호

일종의 다짐. 대상을 부분이 아니라 통째로 껴안는다. 대상의 미흡한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나 무조건적인 덮음을 전제한다. 미흡함을 몰라서가 아니라, 미흡함을 끌어안는 자세. 그렇기 때문에 편견의 자리에 기꺼이 서 있겠다는 각오. 신뢰를 상실하는 순간에조차 어떤 식으로든 논리를 뒤져내어 훼손된 마음을 정화시킨다.

매혹되다

홀림이 근거를 찾아 나선 상태. 반한다는 것이 근거를 아직 찾지 못해 불안정한 것이라면, 매혹은 근거들의 수집이 충분히 진행된 상태. 풍부하게 제시되는 근거 때문에 매혹된 자는 뿌듯하고 안정적이다. 그러므로 매혹은 즐길 만한 것, 떠벌리고 싶은 것이 된다. 게다가 중독된 상태와 비슷해서, 종료되는 순간은 쉽게 오지 않는다. 실망의 언저리를 맴돌다가도 어느새 다시 감정은 복원된다. 매혹되어 있어서 자신이 망가지는 느낌이 들거나 매혹으로 인해 포만감을 느껴본 이후라면, 홀연히 매혹의 올가미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도 있다. 그럴 땐 매혹에의 경험이, 가슴에서 반짝이는 자랑스런 금색 훈장과도 같다.

 

아끼다

사랑의 명백한 한 형태. 부모가 자식에게 행하듯, 아끼는 대상을 아낌없이 아끼기 위하여 스스로를 아낌없이 희생하는 경우가 아낌에 있어서 최선의 병적인 상태. 손쓸 방법이 없고, 손댈 재간이 없는 대상을 향해 에둘러 포복해 가고 있는 구애. 흠모/동경처럼 거리가 확보되어 있지만, 거리는 무수한 주름이 잡힌 채 접혀 있어서 심적 거리는 실제보다 훨씬 가깝다.

 

매력

한 존재가 가진 결핍과 과잉, 모자라거나 지나친 성향들, 그것에 대하여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환호할 때. 누군가의 모자란 점과 지나친 점을 곱게 보아줄 때, 매력은 날개를 펼친다. 매력 있는 존재만을 쫓는 사람은 자신이 매력 있어하는 대상과의 관계에 대해 늘 불만족스럽다. …섬세해서 아름다운 사람은 상대방의 섬세하지 못함을 이따금 책망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력 덩어리들은 언제나 상대방을 허하게 하거나 피곤하게 한다.

 

-솔직함과 정직함

솔직함은 자기감정에 충실한 것이고, 정직함은 남을 배려하는 것이다. 솔직함은 가리지 않는다.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의도하지 않는다. 반면, 정직함은 전부를 다 풀어헤치지 않는다.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율배반적인 것들 중에서 일관성을 찾아 정리하고, 대책 없는 것들의 대책을 궁리한다.

 

-질투와 시기

질투는 자기가 못 가진 것을 향해서만 생기는 감정이지만, 시기는 자기가 갖고 있으면서도 생기는 탐욕이다. 질투는 시기보다는 깨끗한 감정이다. 질투 때문에 잘될 수는 있지만 시기 때문에는 망가지기 쉽다. 스스로에게 질투는 힘이 되고 시기는 폭력이 된다. 질투는 사랑과 동경 때문에 생기는 것이지만, 시기는 반목과 질시 때문에 생기는 것.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