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덕질/박효신 (1999~2020)

2015 박효신 뮤지컬 <팬텀>

by LANA. 2018. 1. 2.
반응형


<팬텀> 티켓팅 비하인드

2015년 박가수가 팬텀 역으로 뮤지컬 <팬텀>에 도전을 하신다는 소식을 접했다. 결과는 4월 28일 첫공을 놓치고 29일 두번째 공연을 처음으로 보았다. 첫공연을 놓치다니. 티겟팅이 2월 말 쯤이었는데, 당시 스페인여행 중이어서 티켓팅 하려고 노트북도 들고 갔다. 

그날은 하필 하루 종일 알함브라궁전에, 맞은편 동굴 마을까지 걸어서 돌아댕겨서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오며 피곤이 몰려왔다. 어머님은 여기까지 와서 또 쓸데없는짓 하지 말고 자라고 하셨지. 그렇지만 티켓팅 제대로 하려고 노트북까지 가져왔는데, 늘어져 자다가는, 한국가서 취소표를 기웃거리기에는 <팬텀>은 박가수의 초연이었고, 박가수가 뮤지컬을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한 <오페라의 유령>의 또 다른 이야기였다. 

내려가는 눈꺼풀을 치켜 올리면서, 그 새벽에 터지지 않는 아파트 와이파이를 움켜잡으며 티겟팅을 했다. 결론은, 스페인도 MWC도 하고 유럽에선 IT 강국이라지만, 한국 인터넷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는 것...그런 것. 첫공을 놓치고 두번째 공연 예매를 겨우겨우 했다. 그것도 3층 끝자리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제 어디서나 방심할 수 없는 팬질이여. 내 고생을 기념하려고 사진 한장 남겨뒀었다. 

 

▲2015. 2월 어느날. 새벽에 그라나다 아파트먼트에서. 어머님은 잠드시고 새벽에 너무나 약한 스페인 와이파이를 부여잡고 광클을 해봤지만 첫공 예매에 실패하고 두번째 공연 끝자리를 잡았다~ 면봉석 유후! 



4월 29일 <팬텀> 첫번째이자 마지막 관극

카스에 있던 당시 감회.

 박배우의 팬텀

충무아트홀.  

감동...

이번 울 대장 뮤지컬은 스토리가 구슬프면서도

결핍있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느껴져서

아름답다 :) 

돈 마이 벌어서 뛰어야지 - 


3층 끝자리라 어차피 박가수 얼굴도 몸통도(ㅎㅎ)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게 뻔해서 이야기나 파악하고 노래나 듣자하고 마음 편하게 갔다. ~~니 그런데 충무아트홀 음향이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그 자체네? 대사도 웅얼거리면서 소리가 흩어져 잘 들리지도 않고, 무대도 반밖에 보이지가 않아 ㅠㅠ 충무아트홀 이놈들 ㅠㅠ 내가 우쯔케 티켓팅해서 간 내가수 뮤지컬인데..

 

그렇지만, 음향을 뚫고 나오는 쿄릭의 전달력에 결핍있는 한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잘 느끼고 올 수 있었다. 대놓고 비극이었던 모차르트 보다도 더 구슬픈 느낌이라 어떤 마음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을지 가늠이 잘 되질 않았다. 중간 쉬는 시간에 사진집도 사왔다.내용은 슬펐지만, 더 깊어진 연기와 노래에 찰랑 거리는 마음으로 문을 나섰던 것 같다. 


그리고 여름까지 계속 된 박가수의 <팬텀>을 다시는 보러 갈 수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다쳐서 병원에서 요란한 시간들을 보냈다. 퇴원후에 통깁스를 하고 나왔는데, 목발을 짚어도 후들거려 혼자서는 집 앞에도 못나가는 상태였다. 너무 답답해서 머리가 어떻게 됐었는지. 충무아트홀 장애인석을 알아보기도 했는데, 막상 가면 또 무슨 민폐인가 싶고, 앉아만 있어도 다리가 저리고 아픈데 공연 시간 1,2부를 어떻게 버틸 것이며, 목발 짚고 계단은 어떻게 넘어서 지하철부터 공연장까지, 공연장 안에서 좌석까지 다닐것이며, 화장실도 제시간에 못 다녀올 것이 뻔했다. 이러저러한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눈물을 머금고 애써 모든 박가수의 소식에서 멀어졌었다. 그렇게 2015년의 팬텀, 첫번째 쿄릭을 연기한 박가수에게서 물러나 있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