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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질/박효신 (1999~2020)

2016 박효신 콘서트<I AM A DREAMER>

by LANA. 2018.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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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꿈콘, 나만의 비하인드.


108일부터 16일까지는 박가수의 꿈콘 주간으로 총 6번의 공연이 있었다. ~말 기가 맥혔던 게, 체코•헝가리로 늦은 휴가를 다녀온 후 귀국일이 10 8! 시차적응도 안한 벌건 눈으로 첫공을 사수했다. 박가수 팬미팅 다녀온 후, 휴가 티겟팅을 초여름에 했는데, 공지도 안뜬 가을 콘서트 안빼먹도록 날짜까지 맞추게 됐다. 이쯤되면 돗자리 깔아야 하는거 아니냐며

그리고 1일 인지 2일인지 체코 카를교 걸어가는 아침이었던 것 같다. <> 나왔다는 소식 듣고 바로 폰으로 들으면서 그간의 마음 고생이 씻은듯이 사라졌던 쿄신매직을 경험했다. 이국 땅에서 듣는 박가수의 7(a.k.a 칡즙)은 얼마나 더 귀하고 귀하고 귀하던지. 프라하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는 부분도 오케스트라 음악당 앞에 서서 귀 기울여 느끼고, 혼자만의 자체 더쿠여행이 되었던 것 같다. 하필이면 프라하로 휴가를 왔을때 이 곡을 듣다니? 사고로 맘 고생 심했던 2015년의 나에게 주는 대장 바쿄시니씨의 운명 같은 선물이라 치기로 했다. 휴가 기간 내내 프라하에서의 <> 을 시작으로, 여행지가 바뀌면서 7집과 함께 했는데, 풍경들과 노래가 어우러져서 낯선 도시들이 주는 긴장감마저 없어지는 것이었다. 걸음 걸음에 다가오던 장면 장면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박가수의 노래와 함께라면 어디서든 외롭지 않게 행복하게 살아갈수 있을 것만 같은 마음으로. 부다페스트 숙소 아침이었던 것 같다. 눈뜨자마자 언니들이 모두 잠든 이른 아침, 조용한 아파트먼트에서 혼자 이어폰끼고 조용히 7집을 눌러 듣는데 울컥하면서 무려 콘서트가 기다리고 있는데도 고달픈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어서 주르륵. 그랬다.

 


카를교에서 이어폰 꼽고 자체 <숨>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 <숨> 나온 날. 프라하에서 혼자만의 더쿠여행. 흥얼흥얼 "오~늘 같은 밤 이대로 머물러도 될 꿈이라~면~"


10 8일 토요일


부다페스트에서 오전 비행기로 도착해서 집에 오후나 되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스러져 자면 1년도 더 넘게 못봤던 우리 오빠 못볼 것 같은 긴장감에 대충 짐을 내팽개쳐두고, 뜬눈으로 눈 벌겋게 잠실 실내체육관에 도착했다

 

두근두근 거리면서 무대를 눈에 넣고 마음에 담았다그리고 <들으면서 오열 했다뭐라 후기를 남길 수도 없었다잠들지 못했던 지난 일들이 휘휘 지나가고 그 사이에 혼자 서서 오들오들 떨던 내가 생각이 나고유학병이 또다시 도지면서 출근을 해야 하는 현실에 정말 많이도 울었다이렇게 자기연민에나 빠지라고 써준 예쁜 곡이 아니었을 텐데바쿄시니씨 콘서트에서 또 그렇게 민낯의 나를 마주해 버리고 말았다.  

 

오늘 밤 내가 꾸고 싶은 꿈은 슬픔 없는 꿈” 에서부터 줄줄

 

몇분 만에 끝난 것 같이 휘발되어 버린 너무 오랜만의 콘서트에서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나왔다. <The dreamer>를 들으면서 취한 사람처럼 휘휘 집으로 겨우겨우 돌아왔다가을 바람처럼 휘휘~불던 바쿄신씨의 허밍이 마음을 휘저어놓는 느낌이었다.




 


10 9일 일요일

이 날도 달리면 여독에 시차적응도 안되 있는데 첫콘서트 후폭풍도 있을 것이고, 여러모로 쓰러질 것만 같았다. 다음날 출근이 걱정되서 과감히 패스. 예쁘고 슬펐던 곡 <>의 여운이 오래 갔다.

 


1011일 화요일 <소울트리 데이>

우리끼리도 콘서트가 되네요. 신기하네요.” 하던 바쿄신씨. 에헤이~ 당연한 거 아닌가요? 그리고, “힘든 마음으로 온 분들도 있을 것 같다고 불러주던 노래. 코끝이 찡..여러분들이랑 있을 떄 컨디션이 안 좋아서 다행이라던 박가수. 네 맞아요 맞아 J

 

 


 

10 13일 목요일

나에게는 정신력 콘서트. 정말 체력에 한계가 온 날이었는데, 2015 2월에 배 움켜잡고 본 쏘해피콘 이후로 정신력으로 감상한 두번째 경험이었던 듯. 일기라도 써 뒀어야 하는데, 이제서야 남기려니 기억이 안나서 너무 아쉽다. 기다리던 앨범을 사서 품에 안고 돌아 갔던 날.

 



10 15일 토요일

꿈콘의 영향인지 그간 괜찮은척 하면서 울고 있던 나를 발견한 것인지 금요일 밤에 지하철을 거꾸로 타고 지하철에서 오열을 하면서 자정 넘어 퇴근을 했었다. 장문의 메일을 써두고, 오전에 마케팅 스터디도 갔다가 콘서트 장에 일찌감치 도착했다. 긴장이 한꺼번에 풀린 느낌이었는데, 시차 적응도 못하고 바로 콘서트를 달리고, 바로 출근해서 주중에 두 번의 콘서트를 뛰고, 사무실에서도 일로도 감정적으로도 에너지를 쏟는 일이 있어서 너무 피곤했던 것 같다. md존에서 양순이를 사고 싶었지만 이날도 soldout. 콘서트장 밖에서 대기하면서 앉아서 꾸벅꾸벅 졸았다. 그 정신에도 가죽자켓 안에 꾸역꾸역 I AM A DREAMER 티샤쓰까지 껴입고 갔었다. 3층에서 폭풍 오열했지만 마음이 날아갈 것 같이 가벼웠던 날.

 

 


10 16일 일요일

앵콜 때 드문드문 비어있던 앞좌석으로 내려와서 정말 크게 웃고 같이 소리치고 노래 듣고 계속 웃었던 것 같다. 마지막이 아닌 것처럼, 그런 말이 없는 것처럼. 일렁이는 수많은 빛 속에서 웃고 있던 내가 보이지도 않을테지만, 함께 그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정말 정말 환하게 웃을 수 있었던 시간. 꿈이라는 야속하고도 가슴뛰는 말에 대해 계속해서 나에게 물어볼 수 있었던 콘서트. 꿈이라는 그 단어가 너무 낯설고도 몽글몽글하게 다가와서 좋으면서도 많이 슬펐던 공연이었다. “꿈이 뭐냐며 관객들에게 반짝이는 얼굴을 하고 담담한 눈빛으로 묻던 바쿄신씨는 진심으로 꿈 속의 사람 같이 아득하게 느껴져 그랬던지도. 어쩔수 없이 나를 누르고, 나를 지우고 살고 있던 나에게는 그 시간이너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인것만 같아서. 바라보면서 실은 슬펐었다고 지금은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을 듣고도 마음 아파 눈물이 나지 않는 지금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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