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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책을 읽어요

[ 언어의 온도 ] 이기주

by LANA. 2019.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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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어의 온도  ]

이기주

읽은 시기 : 2019 1



 

 

 

위로는, 헤아림이라는 땅 위에 피는 꽃이다. 상대에 대한 이 빠져 있는 위로는 되레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종종 공백이란 게 필요하다.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무언가 소중한 걸 잊고 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때 우린 마침표 대신 쉼표를 찍어야 한다. 공백을 갖는다는 건 스스로 멈출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제 힘으로 멈출 수 있는 사람이라면 홀로 나아가는 것도 가능하리라. 그러니 가끔은 멈춰야 한다. 억지로 끌려가는 삶이 힘겨울수록, 누군가에게 얹혀가는 삶이 버거울수록 우린 더욱 그래야 하는지 모른다.

 

그녀는 행복한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은 게 아니라 찍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으므로 부지런히 셔터를 누른 게 아닐까 싶다. …요즘 우린 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으며 살아간다.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으며, 이제 저마다 어떻게 버텨야 하는가? …. 그녀는 스스로 버티는 방법에 관해 고민했으리라. 그리고 답을 찾은 순간부터 기다란 목에 사진기를 걸친 채 그녀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의 흔적을 남기며, 현실에 지지 않기로 결심한 게 아닐는지.

 

우린 어떤 일에 실패했다는 사실보다, 무언가 시도하지 않았거나 스스로 솔직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더 깊은 무력감에 빠지곤 한다. 그러니 가끔은 한 번도 던져보지 않은 물음을 스스로 내던지는 방식으로 내면의 민낯을 살펴야 한다. 를 향한 질문이 매번 삶의 해법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삶의 후회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살다 보니 그런듯하다.

 

사실 어른이 되는 것 자체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어른으로 자라야 한다는 발상은, ‘어른인 사람이 어른이 아닌 사람보다 무조건 우월한 존재라는 조금은 헐거운 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다. 어른이 꼭 될요는 없다. 제대로 된 어른은 나 어른이야!”라며 어른 대접을 해달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냥 어른답게, 그답게, 그녀답게 행동할 뿐이다. 어른이 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진짜 내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릴없이 되뇐다. 살면서 내가 용서해야 하는 대상은 이 아니라 인지 모른다고. 우린 늘,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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