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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질/박효신 (1999~2020)

2019 박효신 콘서트 LOVERS : 첫공이자 막공을 보고 와서

by LANA. 2019.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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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콘서트 러버스 직전에 나온 노래를 듣는데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스무해 동안 우리는 연인이었을까.' 그런 우스운 생각만 들었어. 기사만 안 터졌어도 콘서트장이 핑크빛이겠다 싶고. 며칠이나 지난 오늘에서야 계속 들어봤는데. 내가 모르는 가수의 노래 처럼 들렸다.



2일 팬미팅 후기 보고 마음이 서늘하다. 하소연을 했다네. 우셨다네. 내가 왜 늘 힘든 사람 옆에 있어야 되는데..나 즐겁자고 숨통 한번 트이자고 노래듣고 콘서트 기다리는건데 내가 왜 이십년째 그래야 되는건데..행복은 내가 행복해야지 우는 박가수 앞에 두고 행복만 하라는 염불 또 외야 되나? 제발 약한 소리 그만 하세요..3년 기다리게 한 콘서트 직전에 그런 소식 듣게 해서 내내 심란하게 한거 그거 하소연할게 아니라 미안해야할거고. 제발 오빠 애 아니잖아...그만 울고 약한 소리 그만 좀 해요..이렇게 늦게 나타나서 작사가 입 빌어서 늘 소울트리 생각하네 그런거 다 필요 없고,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면 됐잖아. 김이나고 누구고 보기가 싫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늘 지쳤지만 늘 참기만 하다가 이제는 안될것같은 나같은 사람 하나쯤은 있었다는거 그것만 알았어도 그런 얘기 못하지..




하...좋은 기억만 담아서 쓰는건 마음이 내킬때 정리해야겠다. 여튼 러버스 콘서트 후기를 써보면,

뮤지컬 퇴근길에서 팬이 "우리 집에 언제 가요" 란 얘기를 듣고서 무슨 집 얘기하는지 몰랐다가 깨닫고 내내 (공연) 생각을 했다고...앞으로 많이 생각하겠다고..


뒷자리에서 작게 그런 소리가 나오대? "그러게 자주 하지.." 팬이 뮤지컬 퇴근길까지 가서 돌리고 돌려서 직접 얘기를 해야 한번쯤은 콘서트 생각도 하는거야? 생각해 봤어. 그래 본인 이름 걸고 하는 공연, 극도로 예민하고 완벽주의인거 모르는것도 아니고 준비 하나하나 공연기획자로 올리는데 시간 걸리겠지, 힘들겠지. 그리고 뮤지컬.. 극은 이미 만들어져 나와, 한번씩 나와서 넘버 몇개 불러주고 수십차례 같은 연기 하는거..본인 이름 콘서트에 비해 차라리 쉬워서 그런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거기 안가고 못가는 사람도 있는거 왜 생각 못해. 콘서트 바라고 몇 달에 한번씩 아니 1년에 몇번 나오는 음원에도 목말라서 힘들어하는 팬 있는거 왜 모르는건데. 연기 하는 만큼만 음악 자주 들고 나와주지 그랬어. 여러분들을 위해서 노래한다는 얘기를 왜 뮤지컬 시상식에서 하는건데..위화감도 그런 위화감이 들 수가 없더라.


아무 메시지도 소식도 안 전하는데 생각을 하는지, 쉬는지, 음반 준비를 하는지 알 수가 있나? 그냥 십수년간 그랬던 것처럼 믿었어야 됐나? 지겨워 졌다 정말. 이 모든 레파토리가. 콘서트 몇년에 한번씩 하면서 기억나냐고 주문 외면 끝이냐구요.


내가 없어도 외로워 하지 말라니...


듣고 한숨이 나오더라. 답답한 이야기를 아직도 해.. 종교가 아니잖아.. 볼 기회가 없는데 음원 들으면 함께 있는 거에요? 내가 이래서 별시 듣고 그렇게 힘이 빠졌나봐. 무슨 웅장한 팬 메세지를 듣고 싶은게 아닌데?..콘서트로 일년에 한번씩 봐도 아쉬운 세상에 어떻게 아직까지 그런 뻔한 얘기를 해. 뭘 해도 기다려주고 뭘 해도 믿어줬는데 이제 너무 지쳤다.

박효신씨 목소리가 이제 난 안 통하더라. 영원한건 없다지만 내 마음이 다 닳아버렸다는게 슬퍼 많이.


러버스...십수년 콘서트 중에 제일 무대장치 화려하고 예쁘고 좋은데 제일 지루했어. 콘서트를 그렇게 몇년에 한번씩 하니 목이 나갈수밖에..대한민국에서 제일 LED 많이 갖다 쓰고 움직이는 밴드에, 움직이는 전광판에, 꿈콘에 이어 무료로 주던 더 알록달록해진 야광 팔찌에, 그 큰동선에..그래..우습게도 직전 영국 웸블리 콘서트에 갖다 놔도 안부끄러울 무대 장치며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겨웠어.


굿바이 듣고 오열하고 영국 가면서 마음 정리해서 인지, 콘서트 장에서 굿바이 듣는데 울컥 올라오는걸 용케도 참았어.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더이상 팬이 맞나 싶을 정도로 노래에 집중도 안되고 중간중간 사진도 찍었다. 노래하는 얼굴 마지막으로 기억하려고.


콘서트 내내 앉아서 이 생각 했다. i'd rather 듣던 때, 울면서 동경 듣던때..그냥 떠오르더라. 전주 드럼소리만 들어도 두근대고 핀 조명 하나만 받고 집중해서 노래불러 주던 모습 같은거.


막상 콘서트에서는 여름처럼 웃으면서 앉아있진 못했지만, 콘서트장 찾아가는 그 길에서는 예전마음 떠올리면서 웃으면서 사진도 찍었으니, 이만하면 됐다.


많이 슬프지만 내색 않으려고. 내 시간이 너무 서글프니까.


이제 다음주 팬미팅 하나 남았네.
나도 뭘 확인하고 싶어서 마지막 까지 보러 가는지 모르겠어. 정말로 울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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