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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질/박효신 (1999~2020)

2012.10.14. 시월에 나타난 대장나무 박효신

by LANA. 2012.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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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14, 한강 난지공원에서 있었던 감성(?)페스티벌 시월에. 헤드라이너로 우리 캡틴박 대장나무 박효신씨가 출현한 날의 일기. 마지막 무대 박가수를 만나기 위해, 오후 1시부터 밤 11시까지 장장 10시간의 스탠딩 후 돌아가는 택시 안.

아저씨 창문 좀 열어도 될까요토할 것 같아서…”

응 그래~ 근데 아가씨..술 안마셨는데? (왜 멀미를 하고 그랴)”

“……(..어떤 사람이 저에게 쇼크를 줬어요..)”

 

이 뭐..김연우의 이별택시도 아니고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저는 이 벅찬 마음과 가출한 정신머리를 부여 잡고 어디로 가야 하죠…? 멍하게 창 밖을 보면서 2년 전보다 더 심하네..내가 이러다 우리 박가수 공연장에서…’ 싶어 무섭기까지 했다. (…이하 생략. 진심 아찔했다.T_T) 그만큼 이날은 한마디로 멘붕 상태. 10시간 스탠딩에 몸도 피곤했거니와, 내가 평소 룰루랄라 마음 푹 놓고 다녔던 일개 음악페스티벌에서..박가수가 콘서트를 방불케 할 만큼 칼을 갈고 나와서는 혼을 쏙 빼놓고 사라지셨기 때문에, ‘웃으면서 즐기고 오리라던 맹랑한 나는 무방비로 그에게 탈탈털리고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군입대 이틀 전의 꿈같던 <GIFT 04064> 콘서트와 2년여간의 군복무, 그리고 마주한 페스티벌 무대. 2년만에 다시 만나는 가수 박효신의 무대. 군인 아니고, 가수 박효신의 무대! 무대와 객석에서 서로를 마주하며 만날 이날 만을 얼마나 기다려왔었나. 신나는 마음 위에 왈랑대는 심장 부여잡고 페스티벌 시월에가 열리는 난지 한강공원으로 출발했다.

 

높고 파란 가을 하늘과 서늘한 강바람. 그리고 즐겁게 다른 가수들의 무대를 즐기고 있으면 다가올 내가수 박가수와의 만남. 급하게 예매하느라 혼자 왔지만 혼자여서 박가수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을 시간들. 모두 좋았다. 그러나디카 똑딱이보다 못한 하이브리드 카메라를 들고 박가수 노래하는 모습 담아와 보겠다고, 어리석은 행보를 시작하였으니. 박가수를 기다리는 2년간 내가 키운건 꾸역꾸역 그리움 가장한 욕심덩어리여서, 판단력 상실하고는 공연하는 박가수를 찍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올림푸스 펜 너를 부숴버리겠다며 기계탓을 하고 싶지만, 사진의 사..자도 모르는 나도 문제고, 노래하는 박가수 앞에 두고 달달 떨릴 나를 생각도 못했네. 그랬네. 내가 나를 잊었었네. 2년전엔 박가수 콘서트 갔다와서 펑펑 울고 후유증이 한 달을 가던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나를 알겠느냐~허허허허허허허~~~

 

매우 추워뵈는 벽돌모양의 무대와 조용히 모여있는 나무님들로 추정되는 나무님들.(ㅎㅎㅎ) 뒤에 자리 잡고 스탠딩 고행 시작.

 

- 공연 순서 -

오프닝 + GIFT

It’s gonna be rolling

Only U

안녕 사랑아

바보

Englishman In New York (with 이동건)

Home (with 이동건)

눈의 꽃

다시 내게로 돌아와

사랑 사랑 사랑

The Castle of Zolta

 

- (앵콜) -

그립고...그리운...

좋은사람

 

케이윌, 주니엘, 허각, 리쌍&정인, 윤종신 무대를 지나 밤 9시 가까이가 되기까지 스탠딩석에서의 그 고행은 신체나이 이립(정신연령 열여덞)을 향해가는 나에게 느무나 잔인한 시간이었다. 앞선 가수들의 무대가 흥겨운 것도 잠시 허리도 아프고 손발도 시리고 배도 고프고(?)…그 주에 지리산 노고단, 둘레길 고행을 하고 온 피로가 풀리기도 전에 무지렁이 같은 체력으로 내님 박가수 한번 영접하겠다고 어금니 꽉 깨물고 기다리길 어언 8시간 여

무대 화면에 사운드체크가 따악~ 뜨고. 세션들이 하나둘 어두컴컴한 무대위로 들어왔다. 그러나 완벽주의 X 완벽주의박가수님 덕분에 정재일씨를 비롯 세션들 사운드체크만 어언몇십분…8 40분에 시작한다는 공연은 사운드 체크만 거진 1시간으로 9시를 향해 달려가고~유후~(^.^) 이제나 저제나 내님 오실까 기다리며 두근거리는데, 불이 꺼지고 멋진 GIFT 영상과 함께 공연 시~작!

뭐여 노래는 나오는데 내가수 박가수가 안보이는 상태. 다들 '박효신 어디있냐'며 웅성웅성 대는데 무대 아래에서 누워서 잠자는 숲속의 왕자님(!!! ㅎㅎㅎ)포즈로 노래하며 등장하신 나의사랑 너의사랑 나라의자랑 박가수! 그리고 04064 콘서트 이후로  제대로된 공연 무대에서 2년만에 다시듣게된 새로운 편곡의 GIFT! 벅차고 설레고 반갑고 따수운 시간들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건졌다고 할 수도 없는 사진 몇개

 

우퍼가 심해서 영상을 볼수도 없지만, 아까워서 캡쳐한 몇컷.

▶ 오프닝 + GIFT 영상 캡촤 ~

 

이후부터는...

그 흔한 나무여서..정줄 놓고 빨려들어가느라 소리 한번 제대로 못지르고, 2년만에 보는 아까운 내가수 박가수의 무대.

눈에 머리에 마음에 담겠다고 아까워하며 반가워하며 보느라 점점 나의 정신은 무대속으로 가출… 카메라를 들었다가 영상 상태에 절망, 중간에 뒷분이 카메라때문에 안보인다고 하셔서 민폐이기도 하고, '눈에나 잘 담아오자' 싶어 카메라 내리고 본격적인 콘서트 관람 모드로 변신.

박가수 입대 이틀전이라 초상집 같았던 2년전의 <The GIFT 04064> 콘서트때도 다녀와서 기억도 안나고, 줄글로 후기도 쓸 수 없을만큼 먹먹했는데, 이번에는 벅찬 감정이 너무 커서 다시 기억이 안나는 이립의 아수운 기억력..여기저기 올라온 영상보면서 쥐어짜낸 그 시간의 순간들 모아모아 보면..

 

-        새로운 편곡들로 가득했던 노래들은 기쁘고 벅찬 마음들을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벅차서 첫 곡에 셔터 누르는 내 손이 달달떨려 혼자 부끄러웠던 기억.

-       얼마만에 들어보는지, 반가와서 눈물이 날 것 같던 <바보>.

-       가수도 관객도 대동단결, 가사도 율동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척척 해내는 2년만의 즐거운 해후~“착각했었지” “샤이닝스타~”의 합은 기가 막혔었고

-        스탠딩 대부분이 팬석이라고 해도 될만한 구성이라 노래 하나가 끝이 나면 소리도 제대로 못지르고 마음으로 끙끙 대는 분위기…(^_^) 칼 갈고 나온 박가수 만큼이나 2년 기다리면서 칼 간 마음들 붙잡고 제대로 몰입해주는 트리들..

-        <안녕사랑아>인지 <눈의꽃>인지 박가수 위로 핀조명 대여섯개가 촤라락 비추고 그 뒤로 눈보라 같은 스모그가 지나가는데..조명도 대장나무처럼 나무모양으로 비추네...싶고. 우리 대장 노래와 함께 신기루처럼 어디로 사라져 버리는거 아닌가 착각이 들만큼 아련한 느낌의 무대효과 하나하나가 참으로 멋졌다. 일동 모두 빠져들어 숨소리 하나 내지 못하는 박효신 콘서트장으로 돌변. 음악 페스티벌이 아니라 박가수 평소 단독 콘서트 분위기..

-       군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 정재일, 이동건과 함께하는 무대에 마음속으로 저런 사람들을 옆에 두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고.

-        이번 박가수 무대 때문에 미국에서 건너오셨다는~평소 박가수 콘서트의 신들린 드럼 세션 이상민씨도 다시 볼 수 있어 너무 고마웠고. 사운드체크때부터 <바보> 도입부 연주해 주어, 웅장하고 처연한 소리에 너무 놀라 타들어가는 느낌 받게해준 현악 세션도 고마웠고. 그외 박가수와 20일여의 짧은 시간 빡세게 손발 맞춰 13곡이나 준비 해준 세션들 참으로...고마왔다.

-        노래 중간중간 멘트 하나하나, 말의 간극마저 진심이 뚝뚝 떨어지는 박가수.. "이틀째 마지막 무대 세워주셔서 부담감이 크다"는... 이렇게 준비를 많이 해놓고.. 콘서트를 몇달씩 연습하는 사람이 페스티벌 직전 전역해서 20여일동안 13곡을 준비...그것도 죄다 편곡해서 새로운 노래들로 불러주면서 잘 시간이나 있었으까 T_T,, 고맙습니다 이사람아ㅠㅠ

 

-      하트 전광판 등장해 주시고, 집착가득한(?) 목소리의 "show me love me~do you love me~"가 나와 GIFT 콘서트때로 다 함께 되돌아가는 심정~그때는 피 흘러 내리는 붉은 글씨였는데..(ㅎㅎ) 까만 가을 밤 하늘아래 찬 강바람 불고, 스모그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화려한 조명들 속의 박가수를 보아하니 기억과 현실이 눈앞에서 곂치는 신기한 경험.

-     군필자라 그런가...우리 박가수가 능글맞아졌어요...더 야해졌어요...뒤도 돌지 않고 앞에서 대놓고 돌리던 골반 웨이브. 

-       <그립고...그리운... >은 재일씨의 피아노와 함께였는데, 다시 만난 반가움과 설렘이 가득 묻어나게 편곡해 불러줬다. 다시 만나 보고 있는데도 그리운 사람을 바라보며 고마워서 두근대는 희한한 상황..

-      여러분을 표현하는 네글자라는 <좋은사람> 듣는데 이 공연 끝으로 다시 기약없는 기다림의 시간이 찾아올지라도 우리 서로에게들 헤어져도 슬픈게 아닐 좋은사람이었으니 참고 기다리라는 박가수의 메시지 같아서.. 살짝 얄밉기까지 한데 그 노래에 푸욱 빠져 '아 예 알겠습니다' 설득당하는 나도 웃기고, 작은 마음에 담기에는 노래는 너무나 크고...(ㅎㅎㅎ) 뭐라 설명이 안되는구나. 클라이막스에 계단 하나 내려와 절절하게 끝까지 노래로 전해주던 그 마음 잊지 못하겄네~ 좋은사람 박효신

 

저질 영상 저질 캡쳐도 버리지 못하는 묵은 팬심...

'어머! 이건 그래도 표정이 생생해~어머! 이건 이래서 절대 버릴수 없지!'  이런것들이 대부분..

이배우님 미안합니다...오빠님은 눈감아...

▶ Englishman In New York (with 이동건) 영상 캡촤 ~

 

 

기계가 조금만 좋았더라면...T..T

암튼..스탠딩 마이크가 되고파..대놓고 '날 찍으라'고 마이크 잡고 서 있던 남신 박본좌. 비율 후아..

▶ Only U 영상 캡촤 ~

 

 

 

꿈 같던 시간은 지나고...

늘 그렇듯 너무나 짧게 느껴지는 박가수의 공연을 뒤로 하고 막차 시간때문에 한참을 또 걸었다. 지난 5월 그린 플러그드 하던 난지공원에서, 언니와 걸어나오던 그 길을 다섯달 후에 박가수 공연 끝나고 다시 걷고 있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간절히 바라면 가끔 이렇게 이루어지기도 하나벼.. 락페 다니면서 그렇게 박가수의 페스티벌 무대를 그려보곤 했었는데...(^_^) 가을밤 찬 바람에 모자 뒤집어 쓰고 터덜터덜 걸으며, 그립고 그리운/좋은 사람 녹음본 귀에 대고 한참을 취해 역까지 갔던 것 같다.  (카메라는 포기했으나 내 사랑은 결국 아이폰으로 박가수를 녹음...) 막차는 끊겨 돌아오는 택시안에서 진이 다 빠져 속 확인할뻔하고, 이 주 내내 벅찬 마음에 헤롱대고 무지랭이 체력에 휘청대고 있는 중..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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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다 효신 오셨네 : 2012년 9월 24일. 맑음. 대장나무 전역일기.

먹먹해서 기억상실/후기불가 : 20101219 [박효신 The GIFT 04064]

후유증 한 달의 공포 : 1106 인천 : 박효신 콘서트 <GIFT X 2>

멋모르고 좋기만 하던 : 2010 9월 25,26일 GIFT X 2 <박효신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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