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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사이버 일기장

이별앞둔 L양 상태호전

by LANA. 2010.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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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효신씨의 입대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로써 <THE LAST GIFT 콘서트>까지 12일. 입대까지 14일 입니다.
박씨의 팬인 L양은 12월 7일 저녁 별다방에서 4집 [나처럼]을 듣다가 눈물이 돕니다.




L양은 읽히지 않는 글귀들에 시선을 고정하고 책페이지를 휘휘 넘깁니다.
정리한 다이어리를 또 정리합니다.
소중한 사람들이 보내준 2010년의 문자들을 지우고 1년을 차분히 정리합니다.

서른된 가수 군대보내는 오랜 팬 L양의 심경을 한번 들어봤습니다.



"월요일에 나온 젤리네 캐롤도 귀에 안감기더라구요..[Christmas Time]이었던가..
다른 가수랑 같이 나눠 부르느라 박가수 목소리가 별로 없어서
박가수 4집 [Christmas Serendipity]만 더 찾아 들었어요.
내 마음이 싱숭해서 그런지 새로 나온 캐롤이 살떨리게 좋지는 않더라고요..

아. 그래도..
14일에 새앨범 내려고 노래하나 녹음하는데 5일이 걸리고,
황싸(작곡가)님이 '아 좋아 좋다니까'라는데
자꾸 '아..형 다시하까?'라면서 밤새며 녹음하는 완벽쟁이 박가수 보면서
저도 씩씩하게 지내고 있었거든요. 요며칠 회사에서 네이트온도 못하고 일만했는데
여러 감정들 눌러두고 길게보면서 의연하게 행동했거든요.

그런데 오늘 퇴근하면서 [보낼수없는너] 랑 [LOST]듣는데 가사가 너무 아프더라구요..
이어폰을 빼버렸죠 뭐..
지난주부터는 친구 몇몇이 박가수 군대간다고 알아서 전화주시더라구요..난 이미 알고 있는데 ㅎㅎ
'나 괜찮다'고 했는데도 얘들이 '그 나이에 그렇게 가수 좋아하는거 되게 행복한 일'이라고
위로를 하더라구요.. 저 정말 객관적으로 저라는 인간을 바라보면서
12월 하루하루 잘 보내고 있었거든요? 근데 얘들이 내 맘을 선수를 치니까
2주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슬퍼야 할 것 같더라고요. 고맙죠. 고마운데..
박가수 보내고 났을 후가 더 두렵더라구요. 괜한 걱정이겠죠?
콘서트 끝나고 며칠 간 몸살이 날 것 같아요. 에잇 아프면 아프죠 뭐.ㅎㅎ"



정줄을 잡고 있는것 같은데 아닌것도 같은 L양의 상태 분석을 위해
쿄름상담소의 졸타박사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Q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 예. 오랜 시간 가수와 함께 살아왔다고 할 수 있는 팬의 경우,
     일단 상실감이 굉장히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억지로 노래를 끊거나 의연한 척 한다면
     쿄름쿄름 심하게 앓을 수가 있어요. 특히 L양의 경우 박효신씨의 노래가 심적인 안정제 였기 때문에 
     처방이 조금 힘든데요.. 노래를 끊을수도 과하게 들을수도 없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니까 어떤 '척'할 필요 없이 감정을 느끼는 대로 과장없이 표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노래에 빠져 지나친 과거 회상이나 추억에 젖어 헤어나오지 못할 경우가 있으니
     해당 가수노래로만 마음을 달래려 하지말고, 밝은 캐롤이나 댄스곡을 들으세요. "
    

Q  박씨의 노래를 안들으면 더 슬프다고 하던데, 해당 가수 노래를 아예 듣지 말란 말씀인가요?

A  " 지금은 박효신씨의 밝은 노래를 들어도 눈물이 날테니 듣고 그냥 눈물을 흘리세요.
     또한 주위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나 슬프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독서, 규칙적인 운동, TV나 영화 감상을 하며 헤어짐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주위를 환기 시키는 것도 필요합니다."


Q  L양에 따르면, 책 글귀가 시신경으로 못가고 각막에서 튕겨 나간다던데..
    요가는 이번달에 연장도 않았다는데요. TV는 원래 잘 안보고, 현실이 지금 이별 드라마/영화같아서 
    영화값이 아깝답니다. 어떻게 해야..

A  " 샤이닝 스타~를 외치세요. 넌 행복해지고.  "
    

Q  ....


 (※ 샤이닝 스타~ : 가수 박씨의 노래 [The Castle Of Zoltar]의 하이라이트. 조련용 손짓이 일품이다.)



역시 쿄름상담소 에서도 뾰족한 해결책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일각에서는 문제라고 인식할 필요도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 일뿐이라며
L양의 담담한 태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7일 저녁. 별다방에서 심경을 정리하고 표정없이 귀가한 L양이 방구석에서 정줄을 놓은듯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놀란 취재진이 다가가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 손발이 차요. 너무 긴장했었나봐요. 그런데 마음은 너무 따뜻해요. 제가 티켓팅에 성공했거든요. ㅠㅠ
  지난주에 마지막 콘서트가 20분만에 매진되서 컴퓨터 화면 보며 울부짖던 제가 오늘 성공했다구요 ㅠㅠ
  지난 9,11월 일반석에서 콘서트 보면서 광봉이 흔드느라 소리도 잘 못지르고 눈치봤던 제가 
  세이프,일등 먹었다구요 ㅠㅠ 일등이 수백명이겠지만 그래도 일등먹었다구요 ㅠㅠㅠ 꺄오 ㅠㅠㅠㅠ 꺄하하 ㅠㅠ
  제가 성공했어요 하 ㅠㅠ 성공했다구요 하하 ㅠㅠㅠㅠ 20:00:00 을 찍었다구요 하하하 ㅠㅠㅠ "

 






울다 웃으며 횡설수설하는 L양에 잠시 당황한 취재진은
'그러려니 .. 끝에는 웃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돌아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10년 겨울을 마무리 하며, 이상 졸타통신 박덕후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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