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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중국어

12월, 시작하기 좋은 계절_중국어

by LANA. 2017.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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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게 추운 12월의 어느 날. 학원 가는 길에

 

다시 시작한 중국어.


요며칠은 온수매트와 하나 되는 시간 이었다. 겨울 + 침대 + 온수매트 + 스마트폰 =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 내 인생이 휘리리리리리릭~ 날려 사라지는 데 개미지옥 같아서 빠져 나올 수도 없는 그런 느낌. 너무 춥고 몸도 쳐지고 잠잠했던 마음도 더 잠잠해지던 12월 이었다. 와중에 정기적으로 몸과 맘을 일으킬 거리를 만들었다는 건 잘한 것 같다.

12월부터 강남으로 중국어를 배우러 다녔다.이전 마케팅 스터디에서 뵈었던 파고다 팀장님이 추천한 김미나 선생님 반으로 HSK 5급반 아침반 수업을 끊었다. 12월 중반까지 계속 5~10분씩 늦었던 것 같다. 무거워진 몸과 맘을 잃으키는 과도기 였던 듯. 늦는게 싫어서 셋째날인 가는 택시를 탄 날도 있다. 토요일 오전에 억지로 몸을 일으켜서 IBT 모의고사를 보러 오기도 했다. 뿌듯했지만 점수는 반타작을 했다는 반전이 ㅎㅎㅎ 그저 12월은 warm up 기간 이었다고 치자.

 

▲ 만족스럽구나. 파고나 강남.


중국어, 너와 나의 히스토리


중국어는 침잠해 있을 때나, 어떤 상황에서 기운 내게 해주는 수단이었던 것 같다.

2012, 이직을 위해 시작했다. 회사에 이골이 났을 때 점프해서 여길 뜨고 말리라는 생각으로 새벽반을 끊어서 필사적으로 다녔었다. 원래 한자를 좋아했기에 단어 하나 익히고 중국 발음 배우는 것들이 모두 신기했던 것 같다. 당시 유쾌하셨던 선생님이랑 새벽부터 농담 따먹기 하던 그런 시간들이 얼마나 재미있던지. 정말 20대라 젊어서 그 새벽에 다닐 수 있었던 것 같다. 당시 새벽반을 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직장인이었는데, 시작하는 마음에 되게 좋은 자극이 되었었다. 종각역 근처 SK 다니던 분은 회화 2단계만 듣고 바로 중국 발령이 나서 중간에 학원에 나오지 않게 되었는데, 내심 얼마나 부러웠던지. 그렇게 새벽반 갔다가 출근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그러다 또 장학생도 되어 보고 수강료도 할인 받고 그랬던게 일상에 큰 힘이 되어주었었다. 퇴사하고는 혼자하는 첫번째 해외 여행을 베이징으로 다녀올 정도 였으니 뭐..그때의 기세로는 거의 혼자 중국을 제패할 정도의 기운이었던 것 같다. ㅎㅎ 뭘 모르면 용감하니까.

싱가폴이나 홍콩, 베이징에서 일하면서 살아 보고 싶다. 거기서 바로 다른 나라로 여행 다니고, 박가수 콘서트 보러 뱅기 타고 가끔 들어오고...그럼 얼마나 좋을까나.

 

2015, 점수 만들기! 일 때문에 도저히 기력도 시간도 나지 않아 잠시 쉬었던 중국어. 점수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퇴사후 무작정 4급 반에 등록했었다. 새해 첫 기운에 매일 반을 등록해서 진짜 매일매일 복습하면서 당시에 엄마랑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준비도 혼자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름 너무 바쁜 백수였다. 증말..4급 이걸 두 달 안에 따놓고 여행 다녀와서 바로 이직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얼마나 바빴던지. 매일 꼬박꼬박 복습하니라 살이 쭉쭉 빠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여행 후 이직부터 하고, 시험 예약해 두었다가 그 주 에 사고가 나서 병원 입원하고 수술하고 엄마 아빠 걱정 시키고, 출근도 못하고 드라마 여주도 이보다 극적일 순 없었다. 아주 그냥 병원에서 시험 취소도 못하고 돈 몇 만원 날렸었지. 그 때 인생은 고행이라는 걸 제대로 알게 되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박가수 뮤지컬 팬텀 초연도 하고 있었는데, 다쳐서 가보지도 못해, 다 붙은 회사 출근도 못해, 엄마도 갑자기 수술을 하게 되셨고, 인생의 장마 기간이라 생각될 정도로 힘든 시기였던 것 같다. 그래도 매일 기도해 주러 오던 친구들, 걱정해준 친척들 덕분에 조금씩 조금씩 회복했고.

퇴원 후 집에서 요양하면서 억울한 마음에 뭐라도 붙잡아야 했었던 것 같다. 그때 다시 접어 두었던 김유리 선생님 책이랑 프린트 펴들고 다시 공부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에 7,8,9월 시험 내리 다 접수를 해봤다. 그런데 세 번 내리 합격하는 기적이! 이렇게 중국어는 약간 내 자신감 회복에 도움을 주었던 계기가 되었다.

 

2017.12. 파고나 강남 김미나 HSK 시작일에. 들떠서 고디바에서 핫초코 사먹고 찰칵. 

2016, 5급 분위기만 내보기. 작년에도 일하면서 여름에 종로로 5급반을 다녔지만 정말이지 일을 하면서 뭔가를 공부한다는 것은 골수까지 기운이 빠지는 일이었다. 칼퇴근 비슷하게 하면서 그냥 학원에 기분 내러 다니는 수준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중국 바이어가 회사 투어를 하러 왔을 때 다른팀 부장님이 우리팀 소개해 주러 오셨었던 순간이 있었는데. 그때 더듬더듬 환영 인사하고 그랬더니 바이어가 되게 놀라면서 좋아해줘서 웃음이 났다. 그 때 책들이 아깝긴 하다. 한 번을 다시 못보고 그대로 덮어두고 결국 다른 학원에서 다시 공부하게 되었네?

 

뚜잇! 11층에 내일카페라는 곳에서 쓸 수 있는 카페 쿠폰을 주다니. 씨예씨예.

2017, 강남으로! 2012년 기초 회화부터 시작해서 4급을 따고, 5급반 다니기까지 종로 JRC 학원과의 역사는 아쉽지만 끝이나고 올해부터 강남 파고다로 왔다. 서울에서 산 지도 이제 10년이 훨씬 넘었지만 점점 느끼는건 학원 커리큘럼도 양과 질 면에서 강남, 강북 격차가 심해지는 것 같다는 거다. 선생님들의 차이는 없는 것 같다. 함께 마케팅 스터디 했던 학원 마케팅 팀장님이 trash라 평하셨던 JRC를 나는 정말 재미있게 오래 잘 다녔기 때문에, 공부는 역시 맘가짐이라는 생각이었다.

대신 뭔가 종로와 강남은 약간 물량공세부터 다르다는 느낌? 강남으로 넘어왔더니 스터디도 따로 있고, 스터디 교재도 무료로 나눠준다. 1시간 참석 후 가본적은 없지만 ㅎㅎ 그리고 중간 중간 깨알같이 이벤트를 해서 커피 쿠폰도 주고, 이런 저런 깨알 선물들을 주니까 나 같은 날림 수강생이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아직 마음만 다잡았지만 배우는 즐거움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젠 밀린 복습이랑 이러저러한 것들 다 따라잡고 2월에는 230점 이상 받을 수 있기를~ 아니야 목표는 소소해야 하는 것. 그냥 매일매일 알아가는 기쁨을 잃지 않았으면, 그리고 합격 할 수 있기를~ 加油 !

▲ 복습도 안하는 날림학생이 강의평가 해서 스벅쿠폰을 받다니.. 김미남 쌤 임지원 쌤 수업 듣고 있음 약간 기운이 남. 되게 쾌활하시고 똑소리나는 선생님들. 늦어서 부은 얼굴로 뛰어 들어올때 부끄러운 순간들이 한두번이 아니었다.ㅎㅎ 일안하고 학원만 다니고 공부만 하면 즈응말 좋겠다.ㅎ 다음 달에는 지각없이 꼬박 복습과 스터디 참여를 목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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