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일/이직 기록

엔터테인먼트 지원 + 면접의 역사

by LANA. 2019. 2. 15.
반응형

마음 저~끝 다락방 정도에 켜켜이 수납해 놓은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으로의 꿈 희망 젼진 젼진’ (feat. Young Forever – BTS) 하던 시절의 면접사를 공개한다. 꿈에 부풀어 올랐던 한때의 내 시절을 재미로 돌아보고, 지나가던 누군가가 내 엔터 면접 실패기를 보고 저런 마음으로 엔터 면접에 임하면 안되겠구나.’ 그냥 그 정도만 느끼고 가도 좋을 글을 써보고자 함.

 

엔터는 연예인 보러 놀러가는 곳이 아니며, 업계중에서도 연봉도 짜고 복지도 약하고 상당한 노동력과 피로도를 요함에도, 이 모든것을 감수하고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외부의 오해가 많은 곳인 것 같다. 2인 이상의 헤드헌터에 의하면, '타 산업으로 이직이 힘들고 이직을 하더라도 놀고 왔다는 인상을 주는' 매우 힘든 산업군이라고그렇다고 헤드헌터가 모든 산업을 꿰고 있는건 아니므로 그냥 참고만 하시고, 직접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는게 가장 좋을것.

 

 


엔터테인먼트 지원 및 면접 史

 

2012빅히트  : 원서 보내놓고 끝끝내 나 자신을 설득시키지 못하고 면접 안감. 1시간 전에 못갈것 같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친히 알려줘서 감사하다고 답문을 보내 주셔서 죄송했던 기억. 그는 힛맨뱅이 아니었겠지? ㅋㅋㅋ 빅히트 아티스트에 내 인생을 걸고 베팅할 배짱이 없었다. 엔터에 대한 어떤 정보도 아는 이도 없으니 빅3만 가자고 생각했던 때였다. 그때 함께였으면 아마 마이콜머리 랩모니나, 뽀시래기 빡지미니 브이로그를 기획하거나 이것저것 하면서 애들을 어떻게 띄울까 고민 했을 수도 있겠다.


2013 - MPMG(Master Plan Music Group/마스터플랜뮤직그룹) : 인디계의 SM처럼 보여서 지원함. 당시에 한창 음악페스티벌을 쏘다니면서 홍대, 인디음악에 빠져있던 때였는데, 솔루션스를 너무 좋아해서 이 회사를 알게 됨. 또 그랜드민트페스티벌과 뷰티풀민트페스티벌 등을 주관하는 회사라기에 지원했었다. 그런데 면접관 왈, "마케팅 일만 하는게 아니고 티켓도 팔아야 하고, 공연장 일도 도와야 하고, 뭐 이것저것 다 해야 한다"면서 자꾸 겁을 주시고. 할 수 있다고 했더니 심드렁 하시고. 그냥 내가 맘에 안드셨던듯? 당시 이 회사에서 잘 나가던 솔루션스에 대해서 홍보하는 카피 문구를 한 줄로 요약해서 써보라기에, ‘브릿팝같다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써놓고 나왔던 기억.

 

2013 - DSP  : 면접을 두 번 봤던 것 같다. 당시에 내가 했던 작은 일들을 아주 세심하게 보시고, 질문해 주셔서 좋은 기억이었는데, “좋은 회사 이직해 놓고 왜 엔터쪽으로 오려고 하냐?”는 질문을 받아서 순수한 맘에 서운하기까지 했다.. 연봉이 깎여도 좋고, 일이 힘들어도 좋으니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당장 앨범과 음원을 잘 팔수 있고, 뭔가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인재를 원했는데 난 엔터 경험이 없어서 어설퍼 보였던듯. 이 회사에서도 많이 고심 하신 듯 하나, 나도 이 회사가 고심하는걸 보고 같이 고심하고.. 서로 간만 보다 결국 포기. 이직해서 출근하고 있던 회사 그냥 눌러 앉기로. 

 

2013 - SM  : 면접 못감. 갓 이직한 회사에서 5일째인 날이었다. 점심 먹고 와서 메일 앱을 켜봤더니, 세상에 SM에서 면접 참석 메일을 보내놨더라. 날짜는 바로 당일..슴 너무하네? 문자라도 보내주지 그랬니? 당황스러워서 전화를 해 보았으나, 면접일자 변경이 안된다고.. SM의 대책 없음에 좌절을 느끼고, 엔터는 뒤도 안돌아보기로 결심.(하고 또 무너지고 ㅋㅋㅋ) 

 

2015- YG  : 너무 가고 싶어서 떨음회사 네임벨류를 포기하고 더 늦기 전에 한번 이쪽 일을 해보자고 결심했었기 때문에강승윤 wild and young 노래 제일 좋아한다고, 와일드앤영- 하게 살아보겠다는 인생관 까지 넣어서 영어 자기소개까지 준비했지만 말을 못하고 왔다. 하지만 내가 한 일과 YG와의 접점을 쥐어 짜낼 수가 없음. YG도 평범한 직장인 이력의 나를 신기해서 불렀고, 나도 나를 부른 YG가 신기했던. ‘니가 한 일 중에서 음악과 관련된 것 중에 성과를 낸게 뭐가 있냐?’는 질문에 제품 마케팅에 가수랑 함께 했던 것 밖에 이야기 할 게 없었다. 면접비 조로 받은 태양 CD가 참 좋았다. 눈코입은 참 명곡이야

 

2016- SM  : 이미 다른 회사 합격하고 출근 한달 앞두고 간 면접. 배수의 진(?)을 치고 합격하면 바로 SM으로 달려가려고 했는데...면접 과정부터 대기업 느낌으로 진행하려는 듯 했으나, 연락, 안내 과정이 상당히 어수선했다. 인사팀이 아니라 연습생을 알바겸 면접 안내원으로 쓰나 싶었.. 어설퍼... 나름 따로 전화 왔는데, 내가 어느 직무에 면접보는 누군지도 몰라서 되묻고 ㅎㅎㅎ 대기도 시키고, 필기 시험까지 봄. 필기 시험 문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마도.. “한국 아티스트를 일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진출시켜서 얻는 득과 실, 산업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마케팅 플랫폼을 통해서 가수와 팬들을 연결하는 방법등이었음. 면접관들은 굉장히 유쾌했으나, 엑소 노래 제목 틀려서 지적받고..온유 말고 진기라고 했다가 샤이니 팬으로 의심 받고.. 일단 이분들도 내가 직무적합성은 높지만, SM 아티스트에 관심이 없는걸 눈치채 버렸기에 떨어진 것 같다. 그리고 높지도 않은 내 연봉 깎으려는 데서 이들에게 질겁하고...  자세한 후기는 작년 포스팅에서 긁어와 보았다.


 온유, 진기군이 노래를 참 잘해서 좋다 그랬더니, 왜 온유 아니고 진기라고 하냐고 샤이니 팬클럽 아닌지 의심하시고. 또 누구 좋아하냐 길래 엑소 <12월의 기적>이라는 노래는 참 좋아했고 잘 들었기 때문에 엑소 노래는 좋다고 둘러댔다. 그랬더니 최근 엑소 노래 제목 말하래서 “song for you가 참 좋았던 것 같아요랬다가 “sing for you”라며 지적당함.() 면접관들이 유례없이 유쾌하긴 하던데 너무 장난스러운 느낌이 가득~ 당시에 박가수가 젤리랑 계약 연장 안 한 얘기까지 나한테 흘리지를 않나..면접을 하자는 건지 연예인 뒷담화를 하자는 건지, 예의가 조금 없었다고나 할까? ! 젤리가면 박가수 보면서 일할 수 있을텐데, 왜 젤리가 아니라 sm에 오려고 하냐는 얘기도 들었다. 이 질문에는 정색하고 답변해 드림. 아티스트를 가장 잘 알리는 회사인 sm에서 일하고 싶다고....ㅎ 면접에는 무조건 회사와 제품을 사랑해서 지원했다고 하는게 정석이니까.

속으로는 이랬다. 이런 류의 질문은 더쿠라서 그냥 한번 찔러보면서 무시하는건데, 내 인생을 팬심으로 결정해서 해파리 같은(말도 안되는) 데 나를 보낼수는 없는게 당연하지 않나? 나도 회사 모냥 갖춘데만 다닌 나름 열심히 산 사람인데, 해파리라니.. 그리고 회사에 팬이 취업해서 막 연예인 오빠한테 접근하고 그런 드라마를 상상하시는 건가요? 드라마를 너무 보셨네 이 양반들이ㅋㅋㅋ 그럼 사실 회사에서 제품 파는 것 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고, 그래도 3대 기획사 중 하나이니 나중에 이직 할 때 이름이라도 들어본 회사여야 하고(계속 다닐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구나), 팬덤에서 일 못한다고 자주 욕먹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샤이니 팬이었던 상사를 통해 주워들음), 나도 가수를 좋아하니 팬심을 이해하면서 장사하는 법을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고, 결론은 연봉은 맞춰 줄 것 같아서요 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잖아요?

아 그리고, 오래 한 가수의 팬이셨으니 아실테지만 팬들이 회사가 하는 일들에 대해 조금은 무조건적으로 욕을 하거나 싫어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길래. 그건 그럴수 있다고 했다. 되게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사실 일을 못하니까 일을 못한다고 하는거라고, 고객이 서비스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건 들어서 개선해야 한다고 함. (이때부터 면접이 꼬인듯ㅋㅋㅋ)

이전 회사 때의 내 아래아래 기수 후배가 sum마켓 안에서 md도 하고 잘 지낸다고 주워들어서, ‘아 그럼 나도 일로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지원했었는데. 실제 면접을 가보니 그 기대가 고이 접어지더라. 내가 거기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 뵈서 아쉬웠다. 그들도 뜬구름을 잡고 나는 딴소리하고. 일본 엔터테인먼트 시장이라니 내가 알 리가 없다. 가수 키워서 일본 시장으로 진출하고 한국 팬심이 굉장히 돌아선건 알고 있었지만, 일본..모른다. 관심이 없다. Vyrl 이랑 에브리씽인가 여러 sns 기반 앱 만든거 보니 뭔가 일을 할려고 하는건 알겠는데, 또 플랫폼을 만들어서 거기서 팬들이 놀게 만들고 싶다는데 조금..그것은 허황된 이야기 같았음. 거기다 연봉도 깎자 하고 말이지?

출처 : 내블로그 https://lana1.tistory.com/435


2016 - YG   : 반차내고 감, 3명이 같이 면접장에 들어갔는데, 이때 같이 들어간 지원자가 쌍꺼풀 수술인지 코수술인지 하고 갑자기 면접 연락을 받아 왔다면서, 실밥을 안 푼채로 붕대를 한채로 들어와서 너무 상황이 재밌었다. 같이 들어갔던 또 다른 지원자인 소리바다 출신 그 친구에게 질문이 몰빵 되고. 난 열심히 어필을 하였지만 팀장님은 관심이 없으시고. 그리고 와중에 와쥐 팀장님 팔뚝의 문신에 기겁하고…2015년 면접에서 봤던 팀장님이 아닌 다른 분이었는데 참 이 회사도 조직변경이 많은가...싶었다. 역시 난 엔터는 아니라는 결론을 빨리도 내렸다. 이하이 CD를 면접비로 받아 왔는데, 디자인이 참 예뻤다.

 

2016 - 로엔 : 반차내고 감. 그러나 일하다 삼실에서 늦게 나와서 면접 10분 정도 늦고..땀 범벅 되서 이런 저런 질문에 답했으나, 면접관들에게서 여초 특유의 군대 정치 분위기를 감지함. 멜론 운영하면서 엔터사랑 협업해서 해야 할 일들도 많다면서 잔뜩 기대 하게 해주시고는, 바쿄신씨 좋아한다니까 특정 음악만 좋아하면 힘들다면서..특정 음악만 안 좋아한다고 그랬더니 여튼 뭐든 다 맘에 안들어하는 분위기. 계속 압박 질문을 하는 걸 보니 그냥 내가 굳이 회사를 다니면서 이직하려고 하는 것도 맘에 안들고, 10분 늦어서 싫은 거였나 보다.

 

2018 - 빅히트  : 헤헌 거절. 소속 가수인 BTS가 글로벌한 아이도르이고, 연봉도 많이 주고, 상장 앞두고 조직 재정비해서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크다면서..이런 저런 입질을 받았지만, 당시에 BTS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회사 평판 사이트도 써치해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본 결과, 나는 닳고 닳은 전직 회사원이기 때문에...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은 가지 않기로 했다. 이미 성장 끝난 곳도 참 몸과 마음이 어렵기 마련이거든요... 덕업일치는 드라마에서나.. 직원 말고 라이트 아미할 팔자인가봐. 

 

그러고 보니 JYP는 원서를 쓴 적이 없네? 질문부터가 미국 음악의 역사부터 훑고 들어가는데 관심이 없기 때문역시 어느 분야에 지원을 하려면 본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부터 우러나는 진정성이 지원서에서부터 느껴지고, 본인을 설득시켜야 면접까지 수월하게 통과하는 것이라는 프로 이직러의 결론

 

끝!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