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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질/박효신 (1999~2020)

이런 저런 생각에

by LANA. 2018.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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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생각에
솔트뤼 가입을 미뤄 두고 있다.
3월 콘서트, 20주년 콘서트 투어를
함께 돌다시피 할 게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내가 그 기쁜 순간 다 누려야지'
가 아니라,


'안 가면 나중에 후회하겠지?
내가 얼마나 오래 함께였는데.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지.'
가 된다는게.
즐겁지가 않아서.


올해 읽은 명문,
강신주 <감정수업> 글귀를
내 시간에 치환해 보면
그대로 녹아 들어있다.
나는 오라버니와 함께한 내 시절들을
동경하면서
아까워하면서
자꾸 돌아보고
붙잡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즐겁지가 않은 것.


그렇게 기다리던 콘서트가 다가 오는데
즐겁지가 않다니.
트뤼가 되야 하나 부터
그 한 걸음을 못 떼고 있다.
지난 일들 떠올리면서


좋았지..
힘들었지..
그래도 좋았지..
힘들기도 했지..
별별 생각을 다 하면서.


십주년 기프트 앵콜때
3층에서 밀려오는 <동경> 듣고 벅차하다가
<리슨> 듣고 울던 순수한 이십대..


기프트2 콘서트들 중
인천에서는 오라버니 한 마디에
감동 받아서 울면서 집에 왔던 순수한 시절...


입대 직전
우리 오라버니 이제 군인되면 못보는 건가 싶어
세상 끝난줄 알고(?)
방송국 사녹을 다 가보고.
아이돌 팬들 으리으리한 틈에
좌석 저 끝에 밀려
솔트뤼끼리 옹기종기 앉아
인사해 주는 오라버니 보고
기프트 광봉이 흔들흔들 하던
장면이 생각나네.


기프트04064 콘때는 마음도 애리고
공연장이 공기도 안 좋고 소리도 울리고
우리 오라버니 노래도 다 못하고 울던거 보면서
나라도 안 울어야지(??)
라던 씩씩한 때도 있었구나.
나중에 주말 근무 하던 어느날
회사에서 유튜브를 틀었는데
전광판에 효신교 광신도 처럼
피켓 들고 열창하는 영상을 보고
너무 놀라서 웃었던 기억도 나네 ㅎㅎ


군대 배웅간다고
그 추운날 회사 가는척 구둣발로 뛰어나가서
나무님들 차에 얹혀서 춘천 도착.
오들오들 떨면서도 훈련소 들어가는 모습 아까워서
방송나올까봐 피켓 뒤에 얼굴 숨기고 한참 쳐다 봤던 기억이..
발 얼뻔했는데 어찌 운동화 신을 생각도 못했누 ㅎㅎㅎ


군인쿄 시절에는
회사 행사가서 새벽3시까지 일하고
다음날 혼자 새벽기차타고 서울로 복귀해서
박가수 서울시청 앞에서 군대 행사 하는거 보러 가기도 했었네. 그때 내 혈기가 지금은 놀라울뿐..


어느 초여름 비오던 날인지
군인행사는 유난히 허술해서
무대위 리허설 하시는 것도 입장해서 보고..
끝나​고 박가수 탄 차 8차선 도로에서 지나가는거 보고
나무님이랑 건너편 인도에서
손까지 흔들면서 배웅했네
그게 어찌 보인다고. 애달픈 마음아 ㅎㅎㅎ


십주년 앵콜콘 하던 실내체육관에서
군대 행사을 하던 때가
때마침 11월 중순쯤..
그때가 입대 딱 1년 다될때라
콘서트 중병이 나서 칼퇴하고 부리나케 행사장으로.
콘서트 광봉이 들고 가서 불키고 멀리서 흔들흔들~
세심한 박가수 3층 내 양광봉까지
바라봐 주는 것 같은 착각에
두팔 뻗고 신나게 흔들흔들~


어느 여름날은 현충원 행사를 또 갔는데
국방엔터 혹사로 목이 아파서 노래 못하는 박가수
마스크 쓰고 왔다갔다 하는 것만 봤네
국군방송 카메라 찍힐까봐 썬그리로 무장하고 갔는데
몇발 앞에서 지나가던 박가수를 내가 못알아보고 ㅋㅋㅋ
썬그리 끼고 멀뚱히 쳐다보니 박가수도 멈칫하고 ㅎㅎ
결국..그날 썬그리 끼고 국군방송 인터뷰도 했었구나.


뭐니뭐니해도
면회이벤트부터 라디오까지
군인쿄 시절이
가장 봄날 같은 시절이었다.
경력 20년 슴돌 팬 상사가
너처럼 순수하게(?) 기다리면
십년에 한번씩 계를 타는 순간이 온다며 ㅋㅋㅋ
덕질주기론(?)을 설파하기도 했었네


제대 후 전쟁콘에서는
정신을 놓고
콘서트와 혼연일체를 하고.


제대후 넘 따뜻한 봄날 신촌
팬미팅 가서
이벤트로 <해줄 수 없는 일> 부르는 중간인가
울먹울먹하는 오라버니 보고
이제 좋을일만 있는데 왜 울고 그래...하면서도 울컥 ㅎㅎ


<그린플러그드> 홍대 무대 보러
비오는날 친구 대동하고
우리 대장 뒷편 위에서 내려다 보는데
공연하다 뒤 돌아서 인사해 주는 모습에 탄복(?)하기도


그러다 또 회사에 치여서 여유가 없어져서인지
<엘리자벳> 보고나와 하지 않아도 될 방황을 하고..
그렇게 마음고생을 하고..
삼삼한 생일 파티도 과감히 지각 할 정도로
마음이 안 좋았는데,
<이츠 유>에 울렁울렁 하다
<좋은 사람>에 울컥 하고
나올때 우리 대장 아가 조카한테
손인사 하며 웃은게 전부 ㅎㅎ
나오는 길이 너무 쓸쓸하고 황량하기 까지...


<모차르트!> 첫 선공연 보러 가서 앉아 있는데
좌석 옆으로 지나가는 하양 와이셔츠 뽀글머리
신인 남배우(?) 가 있길래
요즘 애들(?) 되게 말랐네...
밥 좀 많이 드셔야겠네...하고 있는데
바쿄신씨였고 ㅎㅎ
자리 못 찾고 해매시길래
"대장 화이팅"한번 외쳤는데,
훽 - 두리번 두리번 하시기도.
그리고 한 4번을 더 봤는데
회사가 길 건너 5분 거리라
퇴근하고 님 만나러 오는 기분.
그거 하나 참 좋았던 것 같다.
막공에서 오라버니의
친필 편지 낭독 시간은
어...음...^_^


할머니가 곧 하늘로 가실 것 같던 어느날
울면서 콘서트 선예매를 하고
그 난리를 겪고 연말에 해피콘 보러 가서
반짝 반짝 하는 우리 대장 앞에 두고도
멍하게 앉아있다가 나왔던 기억.
그리고 야생화에 벅차 우는 오라버니 보고
나는 그저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나서 울었네.
마지막 날에는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촐랑대며 간
해피콘 인천 막콘에서는
<나처럼> 듣다가 오열을 하고...
깊은 사랑에 사로 잡혀있음을 (?)
다시 한번 느끼고
행복한 새해를 맞이했네.


너무 추운 어느날
집 바로 뒤에서 팬미팅을 하는데
동네 팬미팅인데도
풀착장을 하고 또각 거리면서 도착.
영국이랑 프랑스 연결하는 해저 열차 타보라는
오라버니 얘기가 아직도 기억 ㅎㅎ
그리고 얼어있는 분들 사이로
방청객처럼 환호하며 박수쳤던 기억 ㅎㅎ


해를 넘겨
몸이 아파도 배를 움켜쥐고
쏘해피콘 앵콜을 기어이 다 보고 나와서
혼절할뻔 하기도 하고..
그리고는 다음날 앵콜막콘 포기...
다다음날 출국.


사고나서 걷지도 못하는데
<팬텀> 못보러 간다고
울고불고 하던 때도 있었고
스캔들이 나도 아 내님 이제 가시는 구나...덤덤
내 인생 사는데 마음이 너무 바빠
뮤지컬이고 뭐고 바쿄신씨 소식에서
멀어졌던 때도 있었네


야근하고 늦게 저녁먹다
콘서트 예매 시간 급 잊어버리고
너무 놀라서 뒤늦게 예매했다가 첫공 3층에 충격..
취소표 잘 잡으려고 징징이 상사 술먹자는거
집에 가서 할일 있다고 말도 안되는 말로
거절했다가 두고두고 찍히기도ㅎㅎ
입국하자마자 콘서트장으로 직행해서
첫콘 뛰고 너무 반가워서 아드레날린 폭발해서
두근두근한 상태로 잠도 안자고.
​시차적응도 안됐지만 출근하면서
그주 꿈콘 다섯번을 뛰고 둥둥 떠다녔던 것 같다.
사내에 사회면에 폭로될 만한 ​일들이 많은 시기였는데
지나고 보면 그건 우리 오라버니 콘서트빨(?)이 아니라
종교로 겨우겨우 버티고 있던 거였는데.
콘서트가서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다 터져서
오열을 하고;;;; 참...


그리고 늦가을 부터 이어진
두번째 팬텀 출근 도장 찍듯이
부지런히 다니면서도
출근 도장 찍듯이 다니는게
그리 기쁘진 않았다.


그리고 2017 팬미팅에서 뵙고
CGV​​ 가서도 오라버니 볼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2018 뮤지컬에서 한번 뵙고
이렇게 내년이구나.


'공식' 팬이 되는게 의무는 아닐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만은 아닐 것이다.
솔트뤼로 소속되어 있다 느끼고 응원했던 것들이
요 몇년 들어 더욱 희미해 진건.
늘 결정적인 일상의 순간에서
기댈 곳은 내 종교뿐이라는 생각이
더 강해져서 인듯.
결정적인 순간들을 ​공식 팬 생활로
기운 얻고 그러기에는
이제 마음 고생이라고는 조금도 하고 싶지 않고.
내가 무리하면서까지 받는 스트레스는 아예 없는
무신경해지고 싶을 때 무신경해지는
그런 취미 생활을 하고 싶은 지도 모르겠다.
취미가 될 수 없을만큼
바보같이 진지해져 버려서..
오라버니의 공식 나무가 되는 건
오래 참음과 체면치레를 필요로 하기에..


그리고 결정적인 건
드문드문 있는 콘서트에서
애달파 하면서 저 노래를 눈앞에서 언제 또 들을까
아쉬워서 울고 싶지가 않은 것이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싶지 않은 것이다.
애달픈건 무거우니까.


작은 일들에도 마음이 훅 무거워질 뿐.


지금까지도 나는
나이를 거꾸로 먹고
이렇게나 미숙하고
우리 오라버니께
너무 진지했던것 같다.
하지 않아야할
오라버니 걱정도 너무 많이 했고.
바뀌지 않을 온갖 사소한 것들
아쉬워 하고 바라고.
그 진지함이 돌아돌아
이렇게 나를 짓누를 줄은ㅎㅎ


작년에 페스티벌 같은 팬미팅 잘~ 갔다와서
친구붙잡고 울면서
나 왜 이러고 있어야 되냐고 그랬더니
드디어 현타가 온거라는데...내가?
내가 그런게 올수가 있나 싶어서 놀랐고
영화건, 전시회건
즐겁지가 않았다.
가서 잠깐의 생기는 돌지언정
진심으로 기쁘지가 않아서 그런 마음도 애써 외면...
그게 <겨울소리> 듣고 잠잠해 지다가
지금 이렇게 봇물터지는구나..


슴돌을 돌아가면서 앓아온 언니는
너의 마음고생은 축에도 못낀다며
일화들을 풀어주었을때
역시 그런건가 싶었지만
그럴때마다 이언니는 가볍게 가볍게
환승 잘 하면서 즐겁게 살던데.
난 왜 이러는거야?


이제 누구든
시간이 누적되든 사건이 누적되든
가볍게 가볍게 좋아하고 싶은 것.
그런 마음이 얄팍히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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