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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사이버 일기장

살아가봄직함 - 멈칫하지 말자

by LANA. 2018.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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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블로거가 있다. 000 분야에서 10년 넘게 일하신 네이버 블로거 이신데,

내 팀장님이었으면 좋겠다는 망상을 수시로 하게 하는 분임.

이제와서 000 을 할 수도 없고 말이지? ㅋㅋㅋ

작년에 위장이 녹아내리는 아픔에 추석에 협력사 분이랑 계속 연락하고 일하면서

스르레스로 쳐울면서 "이직, 퇴사" 키워드로 블로그를 뒤적뒤적 했다.

내 마음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같은 글을 미친듯이 찾고 있었음.

그걸 발견했던 블로그.

이 블로거분의 글을 보고 폭풍 공감을 하면서 댓글을 달았더랬다.

놀랍게도 장문의 정성스러운 댓글이 남겨져서 감사했던 기억.

 

가끔은 도망가도 괜찮다. 그래서 괜찮다면 그것으로 되었다.“ 라는 뉘앙스였다.

인생에는 정답이라는게 없으니 이럴수도 저럴수도 있다는 것을

아마 남이라서 혹은 원래 그런 분이라서 댓글로 남겨주셨을 텐데

고마웠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이 조금은 보인다.

조금은 막연하고, 가끔은 뾰족하고, 감정 과잉에 두루뭉술한 내 글과는 다르게

상황에 굉장히 솔직하셨으며, 매 순간 진심으로 마주하고 

그러한 인생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자신을 인정해 나아가고 있던 분이었다.

 

반대라서 끌리듯

조금은 다른듯 닮은 생각에 수시로 드나들었던 것 같다.

아빠 사과 판매 블로그 아이디로 로긴해서 아마도 이분은 내가 시골에서 농사짓는 사람이거나 변두리 읍내에서 일하는 처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분의 자세하고도 솔직하고 당당한 글들을 보면,

나도 거기 몰입되서 와 속시원하다. 아 그럴수도 있지 그랬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더라.

그런 글이 그런 마음이 있는 것이다.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구나.

비슷한 상황 혹은 조금은 다른 상황에서 이렇게 판단하고 버티거나 혹은 결단을 내렸구나.’


 


아직도 덕질하듯 가끔 가서 댓글을 남기는데

오늘 실은 원서를 쓰고 포트폴리오를 전달하면서

나도 모르게 연락을 주신 회사 부장님이

고마우면서도 지레 지친 마음이 들더라.

그냥 그 한마디였던 것 같다.

생각보다 경력이 짧네요근데 마음에 드신다네요..”

 

그렇다. 지나간 과거는 어쩔수 없는 거고

연차에 비해 프로이직러로 살며 상대적으로 짧아진 경력은 어쩔수 없는 것이다.

다만, 나는 한번도 내가 일했던 과정에 부끄러움이 없으면 그것으로 된거다

이직과 공백의 사유는 모두 있었던 것이고. 그걸 자꾸 입증시켜줘야 하니 거기서 부터 지치려고 하는게 문제지.


직전 회사 부사장님은 내가 마음이 들지 않았지만

이사님과 팀장님이 밀어 붙여서 합격 시켜줬다는 이야기를 인사팀에게 들었었다.

난 그 얘기를 듣고도 부사장님. 마음에 안 드셔도 상관없습니다제 일 모르시니까 상관없고, 밥값할게요. ‘ 난 이런 마인드였음

꿀릴게 하나도 없었다. 씨줴에서 오셨건 뭐 사회생활 얼마나 하셨건, 제 일은 제가 더 잘아니까 맘에 안드셔도 상관없어요. 이런거

내 맘안에는 자뻑이 늘 자리잡고 있었는데. 실제로 퇴사하고 지금까지 뭐했냐는 이사님한테도 이렇게 씨부림.

“오늘도 제 타임 말고 여러번 면접 보시죠?  

여러명 두고 보시면서 마음에 드는 지원자 고르시는 것처럼

저도 이 회사 오래 다닐 수 있는지, 제 일을 하면서 즐겁게 열심히 다닐 수 있을 곳인지 

보다 보니 시간이 좀 걸렸고 이 회사 저 회사 면접을 많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건 뭐 거의 뽑을려면 뽑고 안뽑으려면 뽑지 말라는 소리인 거다.

실제로 그랬음뽑아서 문제였지만. ㅎㅎ


그런데 이제 자뻑, 그거 부려도 될지 나도 모르겠더라.

많이 무너진거다. 자신감이. 남이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그럴수 있다. 면접에서 그네들 듣기 좋은 소리도 계속 하다보면

가끔 내가 나 자신이 헷갈릴 때가 있는 거다.

그렇게 평가 받다보면 또 한구석에서 자신감이 사라지고,

내가 정말 일을 하고 싶은 건가? 내가 정말 저 회사에 가고 싶은건가?’

이렇게 된다.

 

혹은 더 들여다 보면,

난 정말 역대급의 버라이어티한 돌아이들을 더이상 만나지 않을 것인가. 제발.. ‘

라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돌아이들 상대하는게 여간 에너지를 쏟는 일이 아니므로.

무시 해야 되는데, 한 해 한 해 버라이어티한 돌아이들과 협력해야 한다면

그거 참 쉽지 않은 거다.

여튼 돌아이 불변의 법칙’, 그 진리를 자꾸 마음속에서 지우려고 했던 것이다.

어머 왜그랬지?!!

 

 

와중에 또 그 분 블로그 가서 회사 가기 싫다고 댓글이나 남겼는데 (죄송..)

조금은 다잡게 되었던 댓글 중 일부를 가져와 본다.

이 분은 어찌보면 쎈언니 이시면서도 마음이 여리고 고우셔서 

이런 댓글러의 한문장 한문장도 지나치지 않으시고 장문으로 응수해 주시는 분인 것이다. 

나도 이렇게 고운 어른이 언제 되려나.. 

 또라이 진절머리나서 이력서 내는거 멈칫 하지 마세요.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에 의거해 직장내 또라이가 없는곳은 없으니까요.

저도 지금 회사에서 거슬리는 인간 몇 있으니까요 ㅎㅎㅎ

 

그딴 또라이들 때문에 멈칫할 필요조차 없어요.

저도 지금 살포시 무시해가며 일하고 있고,

그래도 예전보단 스트레스 덜 받는거에 만족하니까요.

 

완벽한 삶도완벽한 조직도 없지만,

그래도...

살아가봄직할만하니 어깨 피시고좋은곳 얼른 찾으셨음 좋겠네요.


 

햐..멈칫할 필요조차 없다니..

그래도 예전보단 스트레스 덜 받는거에 만족하니까요 라니..

너의 상태와 가능성, 앞으로의 행동양태까지 정확히 짚어주는 댓글이 아니던가.

그리고 

"살아가봄직할만" 이라니..

올해 처음 들은 아름다운 긍정의 단어다.


이미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

심정적으로 이분에게 호감이 가므로

나는 이 이야기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거다. ㅋㅋㅋ

다 아는 얘기라도 우리 언니가 같은 마음 다른 단어로 독설을 내뱉어 주는 것보다 

생판 남인 쎈언니 한테 듣는 말한마디가 나았던 거다.

그래서 이 시간에 또 원서를 날리고 

헤드헌터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거다. ㅋㅋㅋ

청개구리가 따로 없음. ㅋㅋㅋ


기승전 난 쎈언니가 좋다.

이렇게 당분간 내 블로그에 온갖 내 감정과 생각을 휘갈겨 남겨 놓을 예정.

왜냐면 내 유일한 대나무숲이므로


▲ 좋은데 가서 돈벌어서 일주일 휴가 받아 전망대에서 샹제리제 거리 내려다 보기. 기승전 파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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